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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의 눈》, 로알드 달, 담푸스(2014)

하늘여우4U 2017. 8. 2. 13:12


어린이 책이라고요? 인간성의 내면을 보여드립니다.

 

로알드 달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멋진 여우씨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작가이다. 비록 그가 어린이들을 위한 글을 많이 발표했고 자선단체를 설립하기도 했지만 그를 단순히 동화작가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위의 작품에도 보이듯 환상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는 상상력 풍부한 SF 소설가이며, 극도로 긴장된 플롯과 반전으로 읽는 이의 허를 찌르게 만드는 스릴러의 대가라고도 할 수 있다. 만약 달의 이러한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그의 다른 작품집 (정영목 역, 2005)을 추천한다.

 

이 단편집에는 모두 일곱 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어디에선가 들어봤음직한 이야기가 많다. 실제로 대부분의 작품에서 마치 작가인 듯한 화자가 등장해 독자에게 전달하는 형식을 취해 그 느낌이 더한 듯 보인다. 동물들과 이야기하는 소년에서 화자는 어느 바닷가 호텔에 묵다가 해변가의 소동을 목격한다. 호텔의 저녁 요릿감으로 커다란 바다거북이 붙잡혔는데 어린 소년이 그것을 놓아줄 것을 울며 호소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그 아버지가 값을 치르고 거북은 무사히 바다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문제는 그날 밤 소년이 호텔에서 사라진 것이었다. 소년은 어디로 갔을까?

 

히치하이커에서 소설가인 화자는 런던으로 가는 길에 수상하게 보이는 히치하이커를 태운다. 그의 부추김을 받고 과속을 하지만 곧 고속도로 순찰경관에게 적발되고 딱지를 떼이게 된다. 조수석의 동승자도 수상쩍은 얼굴 때문에 경관의 심문을 받지만 역시 의심스러운 대답으로 상황을 모면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그의 정체! 그로인해 두 사람은 유쾌하게 사건을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된다.

 

밀덴홀의 보물은 작가 스스로 밝혔듯이 소설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실화 기록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영국의 시골밭에 묻혀있던 로마시대의 엄청난 유물을 두 명의 인부가 발굴해 낸다. 한 명이 다른 한 명의 무지를 이용해 보물들을 갈취하지만 결국 정의는 이루어지는 법. 두 사람은 어떤 보상을 받았을까?

 

백조의 두 아이들은 왜 그렇게 피터를 괴롭힐까? 단지 두 사람이 무식하기 때문이라고 폄하하기에는 인간에게 내재되어있는 폭력성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지성은 왜 그 폭력성 앞에서 무기력해 지는지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의 표제작인 백만장자의 눈은 마치 TV 오락물인 서프라이즈진실 혹은 거짓코너에서 보았음직한 내용으로 주인공이 수련을 통해 카드의 뒷면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고, 이를 활용해 카지노에서 많은 돈을 딴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그는 이후 어떤 삶을 살게 되었을까? 정말 어린이를 위했던 작가다운 발상이다.

 

마지막 두 편 행운 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식은 죽 먹기 내 첫 이야기1942는 제목 그대로 로알드 달이 작가가 된 계기와 그의 첫 작품이다. 혹독했던 학창시절에 유일하게 그가 의지했던 것은 매주 토요일 오코너 부인의 생생한 문학사 수업이었다. 그리고 우연히 쓰게 된 참전기가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 비록 학창시절 작문에서 하찮은 평가를 받았던 그가 우연히 시작한 작가의 길에서 어떻게 세계 제일의 이야기꾼이라는 평을 듣게 되었는지 스스로 밝히는 훈련의 방법이 소개된다.